[스윙은 하나의 동작이다]
많은 사람들은 연습기간 동안 스윙을 부분 동작...
...스윙 플레인, 엘보의 위치, 스윙 톱에서의 손목 위치, 머리 위치,
테이크어웨이 동작, 다운 스윙 동작 등으로... 완전히 분해하고,
각 부분 동작 중 수정을 필요로 하는 부분을 마스터하려 한다.
그리고 나서 각 부분 동작을 결합하여
하나의 완전한 스윙으로 조립한다.
그리고 연습 후에는 완전히 스윙 메커니즘의 노예가 되어 버린다.
볼이 조금이라도 안 맞으면 바로 메커니즘 체크로 들어간다.
이런 잘못된 습관은 연습장과 코스를 가리지 않는다.
골프 스윙을 분해 또는 조립한다는 발상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골프를 가르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잘못 중의 하나는
골프 스윙을 여러 개의 부분 동작으로 갈기갈기 찢어놓았다는 사실이다.
골프를 가르치는 데는 그것이 편리했던 모양이다.
[프로골퍼들의 사례]
잭 니클러스의 어느 토너먼트 첫 티샷이었다.
드라이버 샷이 강한 훅이 걸리면서 아주 어려운 라이에 볼이 떨어졌다.
다행히 OB는 아니어서 세 번째 샷을 핀에 붙여 어렵게 파를 세이브했다.
두번째 홀에서도 드라이버를 쳤는데 훅이 나고 말았다.
니클러스는 세 번째 홀부터는 3번 우드를 사용하였는데 평소대로 잘 맞았다.
이후 니클러스는 3번 우드로만 티 샷을 하였다.
그 코스는 상당히 긴 편이어서 긴 드라이버 샷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였으나
니클러스는 3번 홀 이후 드라이버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첫 라운드를 무난히 마친 니클러스는
바로 연습장으로 달려가 드라이버의 훅을 교정하였으며,
결국 니클러스는 이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이 사례는 경기 중 예기치 않게 샷이 난조를 보이는 경우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몇 가지 중요한 교훈을 말해 주고 있다.
첫째는, 니클러스의 결단력이다.
드라이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드라이버를 고집함으로써,
자칫 망가질 수도 있었던 게임을 현명하게 대처하였다는 점이다.
둘째는, 자신감에 대한 문제이다.
경기 중 드라이버가 잘 안 맞게 되면 일시적으로
샷에 대한 자신감이 손상될 수가 있는데, 이런 기능성을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자신감을 유지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경기 후 연습장으로 달려간 이유도..
드라이버에 대한 매커니즘을 생각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드라이버 샷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한 연습인 것이다.
셋째는...
경기 중 드라이버가 왜 안 맞는지에 대한 매커니즘을 생각하게 되면
심리적 간섭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니클러스는 잘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밥 트웨이는 1986년 메이져 대회인 PGA 챔피언십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한때 유망주로 떠올랐던 선수였다.
이에 고무된 젋은 밥 트웨이는 조금만 더 잘하면
더 많은 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빠지고 말았다.
그러나 자신의 스윙 메커니즘을 다듬기 시작하면서
트웨이의 성적은 해가 갈수록 나빠지기 시작했다.
1995년 MCI 클래식에서 우승할 때까지 5년간 우승을 하지 못했는데,
우승 후 그는 그동안 메커니즘 때문에 고생했던 일들을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좀더 잘해 보려고 스윙에 손을 대기 시작했는데,
그게 일을 악화시키고 말았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헤매다 보니 도무지 스윙에 자신이 없었습니다.
자신감을 잃기 전에는 골프에서 자신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몰랐습니다.
작년에야 비로소 나의 자연스런 스윙을 되찾았습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점을 순서에 따라 이어가면
동물의 형체가 나타나는 게임에서, 점을 다 이어놓으면 형체는 알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매끄러운 곡선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처럼,
나의 팔다리는 로봇같이 부자연스럽게 움직였습니다.
난 더 이상 메커니즘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자연스럽게 스윙하는 일만 남았죠.
나 자신 그 어느 때보다도 메커니즘이 아닌 감각에 의존하는 선수가 되었습니다”
PGA의 스타인 조니 밀러도 ..
그 자신을 포함한 많은 투어 선수들이
메커니즘 때문에 망가지는 경우를 목격해 왔으며,
특히 비디오의 출현은 이런 현상을 부채질한 측면이 있었다고 생각했다.
“비디오는 잘못 사용하면 선수의 생명을 단축시킬 수가 있다고 봅니다.
자신의 스윙을 본 투어 선수 중 일부를 제외하고는,
‘내 스윙이 저렇게 엉망인 줄 몰랐는걸.’ 하면서
곧바로 스윙 변경에 들어갔는데, 그때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지요.
나의 스윙 비디오를 본 주위의 사람들은
‘자네는 클럽을 너무 많이 빼는 경향이 있고, 다운스윙 시 왼발이 들리는군.’
하면서 나의 스윙 문제를 지적하더군요.
그래서 나는 백스윙을 바꾸려고 애쓴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다시 그런 얘기를 듣는다면 ‘이보게, 그건 나의 스윙이야.
자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라구.’라고 일축해 버릴 것입니다.
내가 친 볼은 아름답게 날아가므로 나의 스윙은
분명 아름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골프의 비밀은 스윙에 있지 않습니다.
멘탈 게임과 쇼트 게임만 뒷받침된다면,
골프 스윙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스윙은 골프 게임의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프로 수준에서는 스코어를 잘 내는 것과 스윙은 별 관계가 없다고 확신합니다.
마음이 평화로우면 스코어는 저절로 잘 나오는 것입니다.”
1988년 마스터즈 우승자인 샌디 라일은
그 해 2회의 PGA 우승과 유러피언 투어 2승을 거둠으로써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다.
이듬해 플레이어즈 챔피언십 당시 자신의 경기를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보면서
자신의 스윙이 형편없다고 판단한 라일은
자신의 평생 스승이었던 부친을 떠나 이 선생 저 선생을 전전하였다.
그 결과 1989년 성적은 그의 데뷔 연도인 1977년 이후 최악으로 떨어졌으며,
급기야 1990년에는 PGA 상금 랭킹 175위라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라일은 결국 호주 스포츠 심리학자의 도움을 받아
스윙 메커니즘을 떨쳐 버리고 타깃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1991년 유러피언 오픈 우승, 1992년 이탈리아 오픈, 볼보 마스터스에서
우승함으로써 메커니즘의 악령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다.
세베 바예스테로스는 스페인이 낳은 천재 골퍼라고 할 수 있다.
가난했던 어린시절 동네 골프장에서 캐디를 할 때,
손님이 버리고 간 3번 아이언 헤드를 줍게 되었다.
세베는 헤드에 나뭇가지를 끼워 사용하였으며,
자갈을 볼 대신 사용하면서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티샷 뿐 아니라 아이언 샷, 칩 샷, 심지어 벙커 샷도 3번 아이언 하나로 해결하였다.
자연히 세베의 샷 감각은 날이 갈수록 섬세해져,
훗날 창의적인 샷 메이커, 트러블 샷의 명수란 별명을 얻게 된다.
세베의 감각적인 샷은 20대 중반에 이미 여러 개의 메이저 대회를
우승할 정도로 독보적인 바가 있었다.
이렇듯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위대한 골퍼로 성공한
세베에게도 마음 한 구석에는 열등감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에 진학해,
유명 프로로부터 코치를 받고 성장한 골퍼들에 대한 일종의 시기심이었다.
그 대상은 바로 잭 니클러스였다.
그러나 그러한 좋은 환경속에서 골프를 배웠다면
아마 지금의 반밖에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세베 스스로 밝힌 바 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스스로 골프를 배운다는 것만큼 어렵고 힘든 일도 없지만,
그것이 성공하는 날에는 그 어떤 방법에 의해 골프를 배우는 것보다
뛰어난 플레이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벤 호건과 리 트레비노가 그런 케이스이다.
그러나 독학으로 이룩한 세베의 자연스런 스윙도 미국 투어에서
오랫동안 플레이를 하면서 녹이 슬기 시작했고,
다른 미국 선수와 동화되면서 세베만이 가지고 있었던
감각적인 샷을 잃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감각을 상실한, 즉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잃은 세베는
더 이상 과거의 세베가 아니었다.
천재의 생명은 짧다고 누가 말했던가.
동갑내기인 마크 오메라가 40세에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할 당시,
세베는 예선 탈락이란 불명예를 안고 몰락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