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주말골퍼들의 행태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필드파`는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골프장을 찾는다. 실전보다 더 나은 연습은 없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필드파에게도 약점은 있다. 추운 날씨에 스윙을 하다 보면 관절을 다칠 수도 있고 미끄러져 큰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정상적인 필드 상황과 달라 샷이 망가질 수도 있는 것도 나쁜 점이다. 또 다른 부류는 바로 `연습파`다. 기량 향상을 위해 연습장에서 주로 생활하는 골퍼들이다. 이들은 겨울 시작과 함께 장비를 교체하거나 피팅하고 연습장에서 스윙을 가다듬으며 칼을 간다. 프로골퍼들도 동계훈련 동안 단점을 집중적으로 보완해 다음 시즌에 대비한다. 하지만 무조건 연습장에서 골프채를 휘두른다고 기량이 느는 것은 아니다. 겨울 연습만 제대로 한다면 봄에는 굿샷을 날릴 수도 있고 친구들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 수도 있다.

먼저 체계적인 계획을 짜야 한다.

무턱대고 하는 연습은 시간만 낭비할 뿐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난 1년간 골프를 돌아보면서 무엇이 문제였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연습 계획을 짜고 적절하게 시간을 배분해야 현명하다.

이제 싱글골퍼나 안정적인 80대 초반을 치고 싶다면 당장 연습장에 등록하는 것이 좋다.

잭 니클라우스에게 주말골퍼들이 공을 잘 칠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그의 대답은 허무했다. "연습하라"는 것이다. 아무리 타고난 골퍼라도 연습을 많이 하는 골퍼를 이길 수 없다. 특히 겨울에는 따뜻한 실내연습장에서 연습하는 게 제격이다.

답답하다고 느껴지면 가끔씩 난방이 잘 되는 실외연습장에서 샷 구질을 확인하면 된다.

연습장에 등록했다면 `레슨`을 받아야 한다.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이 아니다. 효과적인 스윙을 하고 자신의 체형에 맞는 백스윙, 피니시 등을 만들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아무리 싱글핸디캡 골퍼라고 할지라도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 레슨 프로에게 직접 스윙 점검을 받거나 그게 여의치 않으면 비디오 스윙 분석을 통해 잘못을 고치면 좋다.

효과적인 연습을 하기 위해서 자신의 `문제 리스트`를 만들어보자. 누구에게나 약점은 있다. 골프 고수와 하수의 차이점은 그 약점을 고치는가 아니면 그대로 갖고 있는가에 있다. 문제점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그것을 하나둘씩 해결하다 보면 올봄에는 분명 차원이 다른 골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무턱대고 샷 연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모자라는 것과 필요한 것들을 확실하게 알아야 연습의 목표가 생긴다.

연습장에서 효과적인 연습법은 따로 있다.

겨울 연습장에서의 연습법은 다른 계절과 좀 다르다.

연습장에서는 짧은 클럽부터 연습한다. 몸이 움츠러든 상태에서 긴 클럽으로 스윙을 하면 몸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짧은 클럽으로 시작해서 긴 클럽으로 올라가는 순서로 스윙 연습을 한다. 연습량도 본인 체력에 맞게 조절한다. 주말골퍼들은 100~200개 정도 연습볼을 치는 것이 무난하다.

무조건 많이 친다고 실력이 느는 것이 아니다. 프로골퍼들이 제안하는 드라이버샷 속도는 1분에 2~3개.

실제 티박스에 올라서듯 목표를 잡고 연습스윙을 한두 번 한 뒤 공을 치고 공의 궤적을 살핀다. 이후 다시 티박스 뒤로 나와 준비를 한다.

`실전과 같은 연습`을 하라는 것이다. 연습 샷은 실전이라고 생각하라. 연습 샷 하나하나를 할 때도 필드에서 하는 것처럼 신중하게 한다. 기계처럼 스윙만 해대서는 결코 스윙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언제나 실제 라운드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연습을 하라는 것이다.

또 공 하나하나를 칠 때 무의미하게 샷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스윙 메커니즘은 물론 리듬, 스윙 속도 등을 고려해 샷을 한다. 무작정 샷을 하는 것은 절대 기량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머릿속으로 코스에서 샷을 하고 있는 자기 이미지를 그리면서 샷을 하면 더욱 좋다.

`거리`연습도 해야 한다. 드라이버를 제외한 모든 클럽을 거리가 일정하게 나도록 연습하는 것이다. 짧은 아이언으로 거리가 많이 나간다고 좋아하는 것은 초보 시절에나 하는 얘기. 거리는 남보다 짧더라도 샷마다 일정하다면 더 이상 좋을 수 없다. 모든 클럽 거리가 정해지면 스코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잭 니클라우스도 클럽별로 정확한 거리를 보낼 수 있는 골퍼가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샷을 할 때도 앞을 향해 때리기만 할 게 아니라 작은 타깃을 정하고 그곳에 공을 넣으려고 하는 것도 집중력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다.

겨울은 특히 숏게임을 늘릴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이다.

골프 고수들은 연습장에서도 드라이버샷 연습만 고집하지 않는다. 실질적으로 스코어를 줄여주는 것은 숏게임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퍼팅을 포함한 숏게임은 연습 정도에 따라 주말골퍼가 프로골퍼를 능가할 수 있다.

퍼팅에서 `43`이라는 숫자가 자주 쓰인다. 퍼팅 세기는 홀을 43㎝ 지나치는 정도여야 하고 퍼팅이 성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3%라는 것이다. 퍼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숫자인 셈이다. 퍼팅 연습은 반복이 중요하다.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반복해주면 실력을 늘릴 수 있다.

모든 연습의 시작과 중간 그리고 마무리에서 반드시 명심해야 할 부분은 바로 `스트레칭`이다. 스트레칭은 샷 정확도와 거리를 동시에 늘리도록 돕는다. 유연성을 기르기 위해 스트레칭만큼 좋은 것은 없다. 스트레칭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한 부분이 돼야 한다.

골프 레슨서 준비도 기본이다.

지금은 세계적인 골퍼가 된 최경주나 양용은도 처음에는 잭 니클라우스나 아널드 파머 같은 유명 골퍼들 책이나 비디오를 보면서 골프를 배웠다.

[조효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