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라운드 중에 숫자에 집착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숫자가 주는 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야구에서의 기록과 같다. 타석에서는 오직 타격에만 집중해야 좋은 결과가 나오지만, 각종 타격기록을 통해 타자의 전체적인 능력을 판단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따라서 PGA투어에서는 2003년부터 선수들이 하는 모든 샷의 결과를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하고 있다. 선수들은 이 기록들을 보면서 자신의 장단점을 진단하고, 발전의 방향을 잡고, 훈련계획을 세운다. 일반골퍼들의 경기내용에 관해서는 미국골프협회(USGA)가 가장 많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골프에서 기록이 이루어지는 영역은 어디인가? 골프의 경기력은 7가지 요소로 이루어진다(그림1). 이 중 실제로 필드에서 숫자로 기록되는 것은 롱게임과 숏게임과 퍼팅게임이다. 롱게임은 파워게임(power game)이다. 자신의 힘과 기술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공을 멀리 보내는 게임이다. 거리의 조절은 클럽을 바꿔가면서 한다. 숏게임은 조절게임(control game)이다. 힘과 탄도와 스핀을 적절하게 조절하여 필요한 거리만큼만 공을 보내는 게임이다. PGA투어에서는 100야드 이내에서의 게임을 말한다. 퍼팅게임은 그린 위에서 공을 굴려 홀에 넣는 게임이다.
 
그렇다면 한번의 라운드를 하면 도대체 몇 번 정도 풀스윙을 하고, 숏게임을 하고, 퍼팅을 하는 것일까? 물론 점수별로 그 횟수는 다르다. 하지만 USGA의 연구자료를 분석해보면, 점수가 100타 이내로 들어오면서 그 비중이 대략 40:20:40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그림2와 그림3). 숏게임의 비중이 줄어들기는 하지만, 어느 하나의 영역이 급격하게 줄어들지는 않는다. 이는 점수의 줄어들면서 세가지 게임이 서로 균형을 맞아야 함을 의미한다.
 
이제 자신의 게임을 평가해 보자. 점수에서 퍼팅이 차지하는 비중이 혹시 40%를 넘지는 않는가? 그렇다면 퍼팅을 연습해야 한다. 숏게임이 1/3이나 차지하지는 않는가? 그렇다면 숏게임을 연습해야 한다. 너무 많은 벌타로 롱게임의 비중이 40%를 넘어서지는 않는가? 그렇다면 스윙을 연습해야 한다. 40:20:40을 기억하고 나의 기록을 알고 있다면, 무엇을 연습해야 하는지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