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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 골프선수라면 당연히 우승을 노리지만 평생 우승컵 한번 안아보지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들이 허다하다.
더욱이 내로라하는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즐비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아마추어 선수가 쟁쟁한 프로 선배들을 제치고 우승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5일 끝난 현대건설 서울경제여자오픈에서 국가대표 상비군 장수연(16.함평골프고)은 우승을 눈앞에 두고 어이없는 실수로 이 기회를 날려 버렸다.
2위에 2타 앞선 채 18번홀 그린에서 내려온 장수연은 스코어카드만 제출하면 우승으로 끝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기 직전 김광배 경기분과위원장이 다가왔고 장수연의 표정은 금세 어두워졌다.
장수연은 15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그린 너머로 보낸 뒤 홀을 향해 세번째 샷을 쳤다. 이 때 장수연의 2m 앞에는 캐디백이 놓여 있었고 이것이 문제가 됐다.
골프규칙 8-2는 '스트로크가 진행되는 동안 플레이 선상 또는 그 선 가까이나 그 홀을 넘어 연장선 위에 어떤 장비도 세워두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선수가 스트로크를 할 때 장비를 플레이 선상에 세워두고 방향을 정하는데 도움을 받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이 홀에서 장수연은 파를 적어내고 경기를 계속했지만 갤러리가 대회조직위원회에 캐디백이 앞에 놓여 있었다는 사실을 제보했고 경기위원들은 비디오 판독을 한 뒤 2벌타 판정을 내렸다.
장수연은 고의든 아니든 간에 규칙을 위반했고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기 직전 눈물을 흘리며 15번홀 칸에 2벌타를 추가해 더블보기로 고쳐 적어내야 했다.
장수연은 이 때문에 이정은(22.호반건설)과 동타가 돼 연장 승부를 펼쳐야 했고 파퍼트를 놓치면서 맥없이 우승컵을 넘겨줬다.
장수연은 "내 앞에 백이 놓여있었는지 그 때는 정말 몰랐다. 그런데 화면을 보니 백이 앞에 있어서 깜짝 놀랐다"며 "아쉽긴 하지만 친한 (이)정은 언니가 우승을 해서 괜찮다. 이번 기회를 통해 룰도 많이 배우고 좋은 경험을 했기에 만족한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