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 골프회원권시장 결산
올해 골프회원권시장의 폭락이 IMF시절 보다도 더 충격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국제적인 금융 위기와 함께 가격이 뚝 떨어진 회원권시세의 평균 하락율은 43.6%로 대부분 '반토막'이 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 1997년 당시 35.1% 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이다. 또 지난 10년간 연평균 12.1%의 상승세를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최악의 분위기임을 입증하고 있다.
가장 큰 하락율을 기록한 안성베네스트골프장(사진)는 무려 70.2%나 떨어졌다. 이 골프장의 올해 1월1일 시세 5억7000만원은 이달 15일 현재 4억원이 빠진 1억7000만원에 형성되고 있다. 3분의 1도 유지를 못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계열 골프장이라는, 이른바 '베네스트 효과'에 힘입어 불과 1년 사이 400% 이상 폭등했던 이 골프장은 결국 그동안의 상승분 4억원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안성베네스트와 함께 캐슬파인이 61.6%, 김포시사이드가 61.3%, 뉴스프링빌 60.5%, 라데나 59.6%, 서서울 59.5% 등 절반 이하로 시세가 낮아진 골프장이 즐비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고가권의 '블루 칩'들이 타격이 컸다. 연초 18억원을 호가하던 가평베네스트는 딱 절반인 9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이스트밸리가 8억4000만원이 하락한 것을 비롯해 남촌과 렉스필드, 남부 등이 모두 5억원 이상 내려 웬만한 아파트 한 채 값이 1년 사이에 허공으로 증발했다.
회원권시장의 유례없는 폭락은 물론 외부 악재가 주범이었다. 고유가에 따른 경기 침체와 더불어 관망세가 확산되더니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침체와 더불어 본격적인 하락세가 시작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확산은 여기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자금난에 빠진 법인들이 고가 매물을 쏟아내면서 회원권시장은 걷잡을 수 없는 나락의 길로 추락했다.
정부가 골퍼들의 '외유'를 국내로 돌리겠다면서 내놓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정책도 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경기도 여주와 안성, 포천 등 '변방골프장'들은 지방과 달리 개별소비세 세금 감면 혜택에서 제외되면서 입장객까지 급감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 골프장 역시 평균 50% 이상 시세가 하락하면서 경영위기와 함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내년 전망도 불확실하다. 일각에서는 조심스럽게 '바닥론'을 제기하며 연초에 저점 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낙관이 힘든 상황이다. 국내 실물경기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토대로 일부에서는 오히려 "상반기까지는 회복이 힘들지 않겠느냐"는 비관적인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현균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애널리스트는 "내년에는 아무래도 투자목적보다는 실수요자 위주의 거래가 늘면서 하향안정화를 이룰 것"이라면서 "이때문에 수익성이 악화된 법인들의 거래는 여전히 감소하는 반면 중ㆍ저가대를 중심으로 한 개인거래자들의 참여가 호전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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