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떨어지면 골프볼의 비거리는 어느 정도 차이가 날까.

　

최근에는 겨울철이라도 날씨가 온화해져 예전처럼 눈이 자주 내리지는 않지만 수은주가 영하로 뚝 떨어질 경우 볼의 타구감도 딱딱해지고 거리도 생각만큼 나지 않는다. 물론 페어웨이가 꽁꽁 얼을 정도가 되면 볼의 런은 여름철보다 1.5~2배 정도 더 많아지기 때문에 거리의 부담을 덜 느낄 때도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볼은 소재 자체가 고무이기 때문에 온도와 비거리는 밀접한 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다.

　

미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는 영하 3도의 언 볼을 스윙 머신을 통해 시속 153km로 타구 했을 경우 상온 18도의 따뜻한 볼에 비해 비거리는 4.8야드, 전체 거리는 10.3야드 줄어든다고 밝힌 바 있다.

　

골프볼 생산업체인 미국 맥스플라이사도 기온변화에 따른 볼의 거리 편차를 실험한 결과, 온도가 상온 21도에서 6도 떨어질 때마다 2야드 정도 거리가 준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또 2피스는 3피스 볼에 비해 비거리는 덜 줄어들지만 타구감은 더 딱딱해지는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겨울 필드에서 골퍼들이 느끼는 거리 감소는 이들 테스트 결과보다 훨씬 더 크다는 점이다.

　

왜 그럴까. 문제는 복장이다. 여름철 복장을 기준으로 옷을 한 개 더 껴입을 때마다 거리는 5야드 정도가 준다고 한다. 여기에 추위로 근육까지 경직되면 몸이 둔해져 실제 줄어드는 거리는 15~20야드 이상이라는 게 강욱순(42·안양베네스트GC) 프로의 지적이다.

　

이를 반증하듯 최근 일본 골프용품사인 PRGR측이 내놓은 결과를 보면 이와 비슷하다. 테스트한 결과에 따르면 영상 10도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게 되면 평균적으로 10%의 비거리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RGA의 프로담당 나카무라 부장은 " 골프볼이 제 기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온도는 영상 24도다. 그러나 기온이 영상 10도 이하로 떨어지면 20~23야드(평균 드라이브 샷이 230야드인 주말 골퍼 기준)의 거리 손실이 불가피하다 " 고 설명했다.

　

추운 겨울철 골프볼이 멀리 나가지 않는 이유는 기온이 낮으면 낮을수록 볼의 중심 코어가 더 딱딱해지고 탄력을 잃게 되기 때문. 즉 기온이 낮아지면 볼 중심부(볼 전체의 85%차지)의 분자연쇄반응의 원상회복 시간이 더디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때문에 겨울철 라운드에 앞서 골프백 속에 들어 있는 볼을 밤새도록 차의 트렁크 속에 내버려두는 것은 비거리 손실을 부추기는 꼴이다. 겨울철 즐거운 라운드를 위해서는 볼의 온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고민하는 것이 좋다. 손난로용으로 쓰이는 핫팩 하나를 발열시켜 골프백의 볼주머니에 넣어두면 라운드 내내 볼이 딱딱해지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