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달러의 제안을 거절하고 뉴질랜드 대표로 뛰었는데 결국 욕을 먹으니 후회 되는군요."
뉴질랜드 교포인 '골프신동' 대니 리(19·이진명)가 뉴질랜드 골프계에서 쏟아진 비난 때문에 마음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 8월 113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18세1개월의 나이로 우승을 차지, 타이거 우즈가 보유하고 있는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18세 7개월 29일·1994년)을 6개월 29일 단축하며 역대 최연소 챔피언에 등극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 미국 골프전문 사이트 골프닷컴(www.golf.com)이 발표한 '올해 가장 큰 성취를 이룬 10대 선수 랭킹'에서 5위로 평가 받았죠.
그가 6일(한국시간) 뉴질랜드 헤럴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후회와 고민'은 이렇습니다.
세계 아마추어 랭킹 1위인 그는 지난해 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직후 뉴질랜드 골프계로부터 프로로 전향한 뒤 뉴질랜드 골프대회에 전념하면 1억달러 이상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지만 이를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당시 곧장 프로로 전향할 수 있었지만 아이젠하워 트로피(세계아마추어 팀 챔피언십)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죠. 앞서 뉴질랜드 골프계에 그곳에서 플레이하겠다고 약속했거든요."
1958년부터 2년마다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세계 아마추어 팀 챔피언십은 골프의 올림픽이라고 할 만큼 권위 있는 대회이기 때문에 아마추어 골프선수라면 누구나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큰 명예가 따릅니다. 이 대회는 지난해 10월 호주 에들레이드에서 열렸습니다.
그런데 그가 이 대회에서 형편 없는 성적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특히 대회 마지막 4라운드에서 84타를 치는 바람에 전날까지 개인부문 5위였던 랭킹이 37위로 곤두박질쳤고, 뉴질랜드 대표팀도 11위를 차지하는데 그쳤습니다.
이쯤 되자 뉴질랜드의 일부 언론과 골프계에서 비난 여론이 쏟아졌습니다. 뉴질랜드 골프의 이사이자 방송 캐스터인 피터 윌리엄스는 "대니 리의 마지막 라운드 성적을 가리켜 노력도 없는 망신거리"라고 비난했습니다. 이번 대회에 대한 팀의 내부 보고서도 혹독했습니다.
현재 그는 자신의 야망에 앞서 애국심을 앞세운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이전에 받은 '1억달러 제안'은 차지하더라도 그의 절반도 제안받기 어렵다고 판단되기 때문이죠.
"US아마추어선수권대회 우승 직후가 프로 전향의 '완벽한 시기'였어요. 그때 많은 기업의 스폰서가 '억소리' 나는 제안을 했었습니다. 역시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하는 것 같아요." 오는 4월 프로 전향을 앞두고 있는 그가 이번 교훈을 통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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